회사 끝나고 혼자 맥주 한 캔, 생각나는 영화 한 편
퇴근길 버스 창밖을 보면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오늘도 잘 버텼다.’ 회사라는 전장 속에서 하루를 버티고 돌아와 냉장고에서 맥주 한 캔 꺼내는 그 순간, 비로소 나만의 시간이 시작된다. 그런 날엔 괜히 영화 한 편이 보고 싶어진다. 화려한 액션도, 복잡한 미스터리도 아니고, 그냥 조용히 나를 위로해주는 그런 영화 말이다.
30대가 되면 영화 취향도 변한다. 자극적인 것보단 마음에 잔잔히 남는 감정이 더 중요해진다. 오늘은 회사 끝나고 혼자 맥주 한 캔 마시며 보면 딱 좋은 영화 몇 편을 소개하려 한다.
1. 비긴 어게인 (Begin Again, 2013)
회사에서 스트레스 가득한 하루를 보낸 뒤, 조용히 맥주를 따며 보면 좋은 영화다. 음악이 흐르고, 삶이 조금씩 다시 시작되는 이야기. 키이라 나이틀리의 목소리와 마크 러팔로의 감정 연기가 하루의 피로를 녹여준다. 특히 “You can tell me if I’m wrong, but this feels right.” 그 한마디가 묘하게 따뜻하게 다가온다.
2. 미드나잇 인 파리 (Midnight in Paris, 2011)
현실이 버거울 때, 잠시 과거로 여행을 떠나고 싶은 마음을 담은 영화다. 퇴근 후 맥주를 마시며 보면, 주인공 길처럼 나도 잠시 ‘지금이 아닌 어딘가’로 떠나고 싶은 기분이 든다. 현실의 무게에서 벗어나 상상 속에서라도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여유, 이 영화가 그런 시간을 선물해준다.
3. 리틀 미스 선샤인 (Little Miss Sunshine, 2006)
완벽하지 않은 가족의 이야기. 하지만 그 불완전함 속에서 진짜 사랑과 유대가 느껴진다. 혼자 맥주를 마시며 보면, 괜히 마음이 따뜻해지고 ‘그래, 나도 괜찮다’는 위로를 받는 느낌이 든다. 힘든 하루였더라도, 결국엔 웃을 수 있다는 걸 이 영화가 보여준다.
4. 밤의 해변에서 혼자 (On the Beach at Night Alone, 2017)
혼자 있는 시간의 쓸쓸함과 자유를 동시에 느끼게 하는 영화. 대사가 많지 않지만, 그 공백이 오히려 마음에 남는다. 조용히 맥주 한 캔을 들고 창가에 앉아 이 영화를 보면, 왠지 나 자신과 대화하는 기분이 든다.
5. 그랜드 부다페스트 호텔 (The Grand Budapest Hotel, 2014)
하루의 피로를 달래며 보기엔 조금 독특한 영화지만, 색감과 리듬, 유머가 절묘하게 섞여 있다. 현실의 각박함을 잠시 잊고 예술적인 세상 속으로 빠져들기에 딱 좋다. 맥주 한 모금과 함께 보면 묘하게 기분이 가벼워진다.
마무리
회사 끝나고 혼자 맥주 한 캔 마시며 보는 영화는 단순한 ‘여가’가 아니라, 스스로를 위로하는 시간이다. 하루의 피로를 달래주는 음악, 장면, 대사가 나를 살짝 끌어안아준다. 그런 영화 한 편이 있으면, 내일도 버틸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오늘 밤, 냉장고 문을 열어 맥주 한 캔을 꺼내보자. 그리고 TV나 노트북을 켜서 마음 가는 영화 한 편을 틀어보자. 그 순간만큼은 세상 누구보다 편안한 내가 될 수 있다.